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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지하철행동은 존엄을 위한 투쟁” 인권시민사회,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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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70회 작성일23-02-0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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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1명의 개인과 176개의 시민사회단체, 지지 표하며 기자회견 열어
“전장연 투쟁은 한국사회의 야만을 멈추는 불복종 저항시위”

각계각층의 인권시민사회단체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에 가해지는 정부의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지하철행동 지지에 나섰다. 이들은 19일 오전 9시, 연대와 지지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사회를 본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바람 활동가가 “투쟁”을 외치고 있다. 사진 강혜민 

각계각층의 인권시민사회단체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에 가해지는 정부의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지하철행동 지지에 나섰다.

19일 오전 9시, 591명의 개인과 176개의 시민사회단체는 “전장연의 지하철행동은 모두의 존엄을 지키는 투쟁”이라면서 266일째(1월 19일 기준) 이어진 장애인권리예산·입법 선전전을 하는 혜화역 5-4 승강장(동대문역 방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엔 인권, 여성, 반빈곤, 노동, 청년, 종교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활동가와 시민 50여 명이 참석해 승강장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전장연의 동등한 시민권을 요청하는 지하철행동이 단지 지하철 운행 시간을 지연시킨다는 이유만으로 탄압받고, 무정차로 장애인의 자유 및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부정의하고 반인권적인 일”이라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단 1분도 지연될 수 없다는 발언은 지방정부의 정책이 인권이 아닌 이윤에, 속도에 맞춰져 있음을 말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전장연의 지하철행동은 한국사회의 야만을 멈추는 불복종 저항시위”라면서 “전장연의 저항이 한국사회를 더 존엄한 사회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장연은 장애인권리예산이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거의 반영되지 않자, 새해 첫날인 지난 2일 삼각지역에서 지하철행동을 벌였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은 이들을 원천봉쇄하고 폭행했으며, 지하철은 해당 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다음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과 삼각지역에서도 동일한 일이 벌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연일 언론을 통해 “전장연 시위는 불법 시위”라며 무관용 강경대응 방침을 보이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이 “장애인권리예산 확보하라”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가운데에는 장호경 영상활동가가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이 “장애인권리예산 확보하라”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가운데에는 장호경 영상활동가가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 장애인권리예산 1.1%만 반영… 나머지는 자연증가분

올해 장애인권리예산은 전년도 1조 9,493억 원보다 3,043억 원 증액된 2조 2,537억 원이 통과됐다. 여기엔 보건복지부(활동지원서비스, 장애인자립지원 시범사업) 예산 외에도, 국토교통부(특별교통수단 도입보조 운영비 지원), 고용노동부(근로지원인), 교육부(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장애인 평생교육 온라인플랫폼 구축 및 지원) 예산이 포함된다. 저상버스 예산은 장애인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에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해 전년보다 1조 2,716억 원이 증액된 3조 3,945억 원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국회에 넘긴 예산안에서는 사실상 자연증가분만이 반영되어 고작 2,937억 원만이 증액됐다. 이중 최저임금 인상으로 활동지원 수가 인상 등이 포함된 활동지원예산 증액분이 2,513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활동지원 수가는 활동지원사의 임금이기에 장애인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에 직접적인 연관을 미치는 예산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후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장애인권리예산을 대폭 반영하는 움직임이 취해졌으나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좌초되고, 최종적으로 근로지원인 예산 106억 원만 국회에서 소폭 증액됐다. 이는 전장연이 요구한 장애인권리예산에서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자연증가분을 제외한 9,779억 원의 1.1% 수준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과거 근로지원인 예산 확대 폭에 비하면 줄어든 수준이다.

최보근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그 옆에는 학우들과 직접 만든 “난 또 시민이 아니야?” 피켓이 보인다. 사진 강혜민 최보근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그 옆에는 학우들과 직접 만든 “난 또 시민이 아니야?” 피켓이 보인다. 사진 강혜민 

- “전장연 투쟁 빨리 끝나길 원한다면 반대 말고 연대해야”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전장연 투쟁을 지켜보며 든 소회를 나눴다. 지수 위원장은 “나는 현재 청년이지만 나이가 들고 휠체어를 타게 된다면 ‘이 사회에서 바로 배제되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회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최보근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장은 학우들과 직접 만든 “난 또 시민이 아니야?”라고 적힌 피켓을 내보이면서 발언을 시작했다. 최 인권위원장은 “이 연대는 단순히 장애인을 위해서가 아니다”라면서 “전장연 투쟁이 빠르게 끝나길 원한다면 반대하기보다 연대해서 빠르게 승리를 쟁취하는 게 더 낫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참석자들은 환호로 답했다.

림보 홈리스야학 학생회장이 “모두의 존엄을 지키는 전장연 지하철 행동 지지한다”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강혜민 림보 홈리스야학 학생회장이 “모두의 존엄을 지키는 전장연 지하철 행동 지지한다”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강혜민 

림보 홈리스야학 학생회장은 전장연 탈시설운동에 지지를 표하며 장애인과 홈리스에겐 시설 보다 주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직장 부도로 노숙을 시작한 이후 노숙인시설을 잠시 전전했다. 림보 학생회장은 “한 공간에 여러 명이 자고 먹고 씻는 등 개인으로서의 삶이 보장되지 않아 결국 시설 이용을 포기했다. 그곳에선 다른 이용자들과의 다툼도 많았고, 관리자 눈치도 봐야 했다. 생활하는 게 아니라 관리받는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춥고 배고프지만 거리 노숙을 택했다”면서 “무료급식을 놓치면 밥을 굶어 배가 고팠지만 시설보다는 거리 생활이 훨씬 좋았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인권단체를 만나 말소된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고 일자리도 구했으며, 임대주택에도 입주할 수 있었다. 림보 학생회장은 “나는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으나 개인의 운에 맡길 게 아니라 시설 중심의 지원체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남영역을 자주 이용하는 그는 “현재 남영역엔 엘리베이터 없이 휠체어 리프트만 있는데 이마저 고장 나서 ‘휠체어 이용자는 다른 역을 이용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너무 무책임한 처사다”라면서 “휠체어 이용자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가 필요한 유아차 이용자, 다리 다친 사람들은 무슨 고생인가. 장애인 이동권 투쟁으로 엘리베이터가 생기면 여러 사람이 혜택 본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장애인권리예산 확보하라” “활동가 인권침해 사과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강혜민 사람들이 “장애인권리예산 확보하라” “활동가 인권침해 사과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강혜민 

- “장애인에겐 주어지지 않는 일상을 알리는 것이 지하철행동”

김동은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팀 활동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치며 전장연 투쟁을 탄압하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는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김 활동가는 “구조적인 성차별을 마치 남성과 여성 간의 이해관계의 문제로 치환하고, 누가 수혜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두고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 평등한 삶을 보장해야 할 국가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송기훈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목사는 종교인으로서의 부끄러움을 토로했다. 송 목사는 “기독교 신앙에서는 가난한 자, 병든 자들이 시혜와 호혜의 차별을 철폐하고 스스로 자주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을 말하고 있지만 정작 그 신앙생활을 한다는 이들이 전장연 투쟁에 보내는 시선은 시혜와 호혜는커녕 저주와 혐오다”면서 “하지만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 정의와 평화, 사랑과 진실이 함께 한다는 것을 믿는다”며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소주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상임활동가 또한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결국 이기는 것은 함께 살아갈 우리의 의지와 권리, 인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하철이 잠시 멈춘 시간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조금 더 평등하고 살만하게 만들 것이다. 이 지하철에 못 타는 사람이 없도록 끝까지 함께 하자”고 외쳤다.

이형숙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이형숙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마지막으로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인사를 하러 나오자 사람들은 크게 환호를 보냈다. 이 회장은 “저 열차에 과연 우리가 탈 수 있을까 매일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전장연은 끝까지 투쟁하기로 결의했다”며 굳은 결의를 내비쳤다.

이어 “경찰 공안부가 전장연 수사를 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탄압이 가해질지 상상이 가지 않지만 장애인도 시민으로 살고 싶을 뿐이다. 감옥 같은 시설에서 평생 갇혀 살아가는 삶을 알리고, 비장애인에겐 주어지는 일상이 장애인에겐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지하철행동이다. 그 단순한 일상을 누리는 게 장애인은 왜 이렇게 힘든가”면서 “장애인의 기본적 권리를 반드시 쟁취하겠다. 내일 아침 다시 지하철행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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